안녕하세요. 교육을 공부하는 유다니엘입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을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냉전의 마녀들'이라는 책을 읽고 알게된 점과 느낀점을 나누려고 합니다.
도서 소개
도서 제목: 냉전의 마녀들
작가: 김태우
출판사: 창비
분야: 국내도서 > 역사/문화 > 한국사 > 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서평
마녀 아닌 마녀들. 냉전의 마녀들은 펠턴을 비롯한 국제여맹이 신의주, 평양, 활해도, 평안남도 등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쟁을 목격하는 과정, 전쟁 당시의 배경 등을 담고 있는 책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사료를 바탕으로 한 내용임에도 소설처럼 읽힌다는 것이다. 보고서 등의 내용을 대화로 재구성하였다는 점이 좋았다. 제목이 ‘냉전의 마녀들’이라 이름 붙여진 이유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이들 중 서방 국가 조사위원들은 빨갱이 취급을 받으며 평생을 비난받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보고서 내용의 객관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고, 비난을 감내했다.
국제여맹은 당대 엘리트라 할 수 있는 변호사, 군인, 정치인 등 세계 각국의 여성들로 이루어져있었고, 조사위원들을 꾸려 한국전쟁의 참상을 고발했다. 이들은 북한 지역에서 전쟁을 목격했다. 이 때문에 조사 내용이 미국 등의 서방 민주주의 세력에게 곱게 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조사단이 공산당의 꼭두각시이며 그들을 선전하는 조사를 했다고 비난받은 것이다. 실제로 국제여맹 보고서는 집단학살에 관한 부분에서 미군을 학살의 주체로 강조하고, 북한의 우익치안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전쟁 조사자체의 신빙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익청년들의 대규모 학살 가담에 대한 내용을 일부러 이토록 철저하게 삭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통역원의 정보왜곡이 의심된다. 왜냐하면 북한정부는 이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좋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보고서에는 크게 무차별 폭격, 집단학살, 성폭력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중 나에게는 성폭력이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작은 한국 전쟁들에서 읽었던 내용이나, 기존에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은 성폭력에 대해 많이 다루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의 바탕이 된 보고서의 많은 부분이 성폭력에 관한 것이었는데, 여맹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더 자세히 조사했을 것이며 여성조사위원들이었기에 더 많은 내용을 들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시 강간과 신체 특정 부위에 대한 가학행위, 납치하여 유곽에 감금한 뒤 장기간에 걸쳐 집단 성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끔찍했고, 이러한 전시성폭력 양상이 보편적이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여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 ‘진실’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꼈다. 절대적인 선과 악은 없다. 전쟁은 이념과 이념의 대립이며, 각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그렇기에 미국은 미국대로, 소련은 소련대로 서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사실을 포장하려고 애써왔다. 조사위원들에 대한 북한의 환대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어가며 북한이 전쟁 중에도 조사위원들에게 만찬을 제공하고, 침대 등을 사용하게 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북한은 이 조사를 통해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힌 미국을 비난하고,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자 했던 것이다. 미국과 국군의 잔혹함에 대해서는 알릴 수 있었으나, 결국 북침의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북한은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보고서에는 우익치안대에 대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과 민주 진영에서는 보고서 자체를 무시하고 매도했다는 점도 진실 숨기기의 하나로 볼 수 있다.
2022년 현재에도 진실 숨기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러시아의 행보나 타이완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명분 쌓기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진실은 왜곡된다. 그 연장선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에서 전쟁 당시 미국의 무차별 폭격, 성폭력 등을 크게 다루지 않아왔다는 점도 ‘주관적인 역사의 주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여맹의 보고서 자체도 최근까지 다뤄지지 않고 있다가 다시 연구되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는 끊임없이 진실을 파헤치려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정과 이념은 걷어내고 객관적인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역사가들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책은 우리에게 한 가지를 더 말해주는 듯하다. 미래의 교사인 우리 또한 학생들에게 우리의 생각이 아닌 사실 자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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